청노루귀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꽃
이번에 소개하는 꽃은 "노루귀꽃"이라는 야생화(野生化)이다.
이 꽃도 이른 봄에 피는 전령사(傳令使) 꽃이며
눈과 얼음을 뚫고 나오는 풀이라 하여
"파설초(破雪草)"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강인한 꽃이다.
다년생 풀꽃으로
남녁에서는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3~4월 초순까지
깊은 산속 양지쪽에
낙엽이 쌓인 부엽토 비탈에서 작은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습성이 있다.
노루귀꽃은 정말 앙증맞고 이쁜 꽃이다.
꽃사진을 주로 찍는 진사(眞師)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꽃이며,
봄맞이 꽃으로 불리는 바람꽃과 함께 귀한 대접을 받는다.
나야 뭐 무거운 삼각대가 귀찮아 매크로렌즈(macro lens) 하나만 탑재하고
대충 취미로 찍곤 하는 아마츄어지만,
전문 프로들은 4~5kg이나 나가는 삼각대는 기본이고,
접사렌즈와 망원렌즈, 조도계 등 30kg 이상이나 되는 촬영장비들을 짊어지고 다닌다.
빛이 가장 부드러운 아침나절 꽃사진을 찍기 위해
이른 새벽에 산기슭을 오르내리며
낙엽을 헤집고 기어다니는 것을 즐거운 행복으로 여긴다.
노루귀꽃은 색깔과 꽃잎의 크기에 따라
이름이 모두 제 각각이다.
새끼노루귀, 섬노루귀 그리고 흰노루귀 분홍노루귀 청노루귀 등등...
크기는 9~15cm 정도로 작고
색상도 흰색을 비롯해 분홍색, 보라색 그리고 청색 등 여러가지이며
자생지의 환경에 따라
조금씩 크기와 색상이 변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만큼 환경에 잘 적응하여 지금까지 멸종치 않고 살아남은 까닭이다.
이른 봄 잔설과 차가운 얼음을 뚫고서
꽃이 먼저 피었다 지고나서 잎이 돋는다.
잎은 세갈래이며 잎줄기에도 꽃대처럼 미새한 털이 자욱하게 덮여있다.
노루귀꽃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야에 자생하는데,
꽃이 귀엽다보니 남획되어 요즘은 보기가 쉽지 않으며
깊은 산속에 들어가야 겨우 만날 정도로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꽃 모양은 3cm 정도의 작은 타원형의 꽃잎에 여러겹으로
부채살을 펼치듯 동그랗게 피어난다.
화경(花梗) 즉 꽃대에는 미세한 털들이 자욱하게 돋아나 있다.
아마 이른 봄의 매서운 꽃샘추위를 막아보려는 자구책이 아니겠는가~.
이 꽃은 바람꽃보다도 더 연약한 꽃이기에
아주 적은 바람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부는 듯 마는 듯한 미풍에도 파르르 떠는 모습은...
가쁜 숨마저 멈춰버릴 듯 가히 환상 그 자체이다.
해를 향해 배를 깔고 엎드려
역광으로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면,
털 자욱한 꽃대에 피어난 가녀린 꽃잎이 신비할 정도로 곱고 앙증맞다.
해마다 이른 봄이면
첫 봄꽃을 보겠다고 서해안의 작은 섬 풍도(風島)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은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려
생태계마저 위협받을 정도라니 안타까움이 앞선다.
요즈음 산행길에서 아름다운 "바람꽃"과 "노루귀꽃"을
혹 만나면...
그냥 눈으로만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아름다운 강산에 피고지는 야생화(野生化)들은
우리가 보살피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모두 미래(未來) 세대(世代])에게 남겨줄 소중한 유산(遺産)이기 때문이다.